사진은 정말 왼쪽 얼굴이 더 예쁠까? 얼굴 좌우에 숨겨진 차이
사진을 찍을 때 얼굴의 어느 쪽을 보여주는 게 좋을까요? 사람마다 “나는 왼쪽 얼굴이 더 잘 나온다”거나 “오른쪽이 더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실제로 사람들이 사진이나 초상화에서 얼굴의 한쪽을 더 보여주는 경향을 조사한 연구들이 있습니다.
특히 여러 연구에서 왼쪽 얼굴이 오른쪽 얼굴보다 감정을 더 강하게 표현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결과가 보고됐어요. 그렇다면 정말 왼쪽 얼굴이 더 예쁜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왼쪽 얼굴이 감정 표현에서 조금 더 두드러지는 현상은 과학적으로 연구된 내용이에요.
왼쪽 얼굴을 더 보여주는 사람이 많았어요
1999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서양의 회화와 사진 등 여러 초상화를 조사했어요. 그 결과 얼굴의 왼쪽 부분이 더 많이 드러나는 초상화가 상당수 발견됐습니다. 연구자들은 이것이 단순히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 때문만은 아니라고 봤어요.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감정을 최대한 표현하는 자세를 취하도록 했더니 왼쪽 얼굴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감정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 이성적이고 차분한 모습을 연출하도록 했을 때는 오른쪽 얼굴을 보여주는 경향이 나타났어요. 이런 결과 때문에 연구자들은 얼굴의 좌우가 감정 표현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일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왜 왼쪽 얼굴이 감정을 더 잘 표현할까?
여기에는 뇌의 좌우 반구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현상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몸의 움직임은 기본적으로 뇌의 반대쪽 반구와 연결되어 있어요. 얼굴 아래쪽의 근육 움직임 역시 주로 반대쪽 뇌의 영향을 받습니다. 감정 표현에는 오른쪽 대뇌반구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 때문에 오른쪽 뇌의 영향을 받는 왼쪽 얼굴에서 감정 표현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 제시되어 왔어요.
실제로 1978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같은 얼굴을 좌우로 나누어 비교했을 때, 사람들이 왼쪽 얼굴로 구성된 이미지에서 감정이 더 강하게 표현됐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어요. “좌뇌는 계산을 담당하고 우뇌는 예술을 담당한다”처럼 뇌를 완전히 두 영역으로 나누는 설명은 너무 단순화된 표현이에요. 실제로는 언어, 계산, 감정, 시각 정보 처리 같은 기능들이 여러 뇌 영역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우뇌는 예술 뇌이기 때문에 왼쪽 얼굴이 예쁘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아요.
왼쪽 얼굴을 보여주면 더 감정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얼굴을 정면으로 보는 것과 살짝 돌려서 한쪽 얼굴을 더 보여주는 것은 생각보다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참가자 384명에게 얼굴을 정면으로 보여주거나 약 15도 정도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돌린 사진을 보여줬어요. 그 결과 왼쪽 얼굴이 더 많이 드러나는 사진과 정면 사진이 오른쪽 얼굴이 더 많이 드러나는 사진보다 감정 표현이 강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진을 좌우 반전시킨 경우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거예요. 단순히 사진의 방향이나 보는 사람의 시각적 습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진에서 왼쪽 얼굴을 살짝 보여주면 더 부드럽거나 감정이 느껴지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왼쪽 얼굴이 더 예쁜 걸까?
여기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감정 표현과 아름다움은 같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연구에서는 왼쪽 얼굴이 더 감정적으로 표현된다고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떤 얼굴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지는 사진의 조건이나 성별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2012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남성의 경우 왼쪽 얼굴이 더 감정적이면서 매력적으로 평가되는 결과가 있었지만, 여성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어요. 연구자들은 얼굴의 매력도를 단순히 “왼쪽이 항상 우세하다”고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왼쪽 얼굴 = 무조건 더 예쁜 얼굴”
이라고 결론 내리는 것은 과학적으로 지나친 표현이에요. 사람마다 얼굴 비대칭, 표정, 눈썹과 눈의 모양, 코와 입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사진에서는 개인차가 훨씬 클 수 있습니다.
셀카에서도 왼쪽 얼굴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어요
이 현상이 옛날 초상화에서만 나타나는 것도 아니에요. 여러 나라에서 촬영된 셀카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사람들이 왼쪽 볼이 더 많이 보이는 방향으로 사진을 찍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이런 경향이 특정 문화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문화권에서 나타났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다만 셀카는 촬영 방법이나 스마트폰 카메라의 특성, 거울을 이용했는지 여부 등에 따라서도 좌우가 달라질 수 있어요.실제로 거울을 이용해 찍은 셀카에서는 반대 방향의 편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서양 초상화에서 왼쪽 얼굴이 자주 등장한 이유
예전 서양 초상화를 보면 얼굴을 정면으로 그리지 않고 살짝 돌린 경우가 많아요. 그중에서도 왼쪽 얼굴이 더 많이 드러나는 초상화가 많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연구자들은 화가가 단순히 얼굴의 모양을 예쁘게 표현한 것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이나 사회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특정 방향을 선택했을 가능성을 제시했어요.
하지만 모든 초상화가 이런 원리로 그려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화가의 스타일, 모델의 자세, 당시의 미술 관습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사진을 찍을 때 어느 쪽을 보여주는 게 좋을까?
그렇다면 실제 사진에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연구 결과만 놓고 보면 감정이 잘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원한다면 왼쪽 얼굴을 조금 더 보여주는 자세를 한번 시도해볼 만해요. 반대로 얼굴의 다른 쪽이 본인에게 더 잘 어울린다면 굳이 왼쪽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얼굴의 좌우 비대칭은 사람마다 다르고, 조명과 카메라의 위치, 표정, 렌즈의 종류에 따라서도 사진의 느낌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왼쪽과 오른쪽을 각각 조금씩 돌려 찍어보고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각도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왼쪽 얼굴이 ‘감정적으로’ 보이는 것과 ‘예쁘게’ 보이는 것은 달라요
이 이야기를 정리하면 재미있는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연구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된 것은 왼쪽 얼굴이 감정을 더 강하게 표현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에요. 하지만 이것을 곧바로 “왼쪽 얼굴이 더 아름답다”라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즉,
- 왼쪽 얼굴은 감정 표현이 더 강하게 보일 수 있어요.
- 사람들은 초상화나 셀카에서 왼쪽 얼굴을 보여주는 경향을 보이기도 해요.
- 이런 현상에는 얼굴의 좌우 비대칭적인 감정 표현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 하지만 왼쪽 얼굴이 모든 사람에게 더 예쁘거나 좋은 인상을 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 실제 사진에서는 개인의 얼굴 형태와 표정, 조명, 촬영 각도가 훨씬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다음에 사진을 찍을 때는 평소와 다르게 얼굴을 살짝 왼쪽으로 돌려보는 것도 재미있는 실험이 될 수 있어요. 어쩌면 평소에는 몰랐던 자신의 ‘사진 잘 나오는 각도’를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참고 자료
-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Laterality of expression in portraiture: putting your best cheek forward”
- Neuropsychologia, “The effect of left and right poses on the expression of facial emotion”
- Cognition & Emotion, “Hemifacial preferences for the perception of emotion and attractiveness”
- Laterality, “The silent social/emotional signals in left and right cheek poses”
- Science, “Emotions are expressed more intensely on the left side of the f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