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하면 정말 살이 빠질까?
성관계를 하면 정말 살이 빠질까? 성관계도 몸을 움직이는 활동인 만큼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렇다면 성관계는 어느 정도의 운동 효과가 있으며, 실제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될까? 2013년 캐나다 연구진은 젊은 성인 커플을 대상으로 성관계 중 실제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는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소비하는 칼로리는 얼마나 될까?
연구에는 평균 22.6세의 건강한 이성 커플 21쌍, 총 42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성관계를 가졌으며, 휴대용 측정 장비를 이용해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했다. 성관계의 평균 지속 시간은 약 24.7분이었다. 측정 결과 남성은 평균 101kcal, 여성은 69.1kcal를 소비했다. 전체 참가자의 평균은 약 84.8kcal였다.분당 에너지 소비량으로 보면 남성은 약 4.2kcal, 여성은 약 3.1kcal였다. 물론 개인별 차이는 상당히 컸다.
어느 정도의 운동 강도일까?
운동의 강도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단위가 MET(대사당량)이다. 연구에서 성관계의 평균 강도는 남성 6.0 MET, 여성 5.6 MET로 전체 평균 약 5.8 MET였다. 이는 일반적으로 중간 정도의 신체활동에 해당한다.
즉 성관계는 단순히 누워 있는 상태와는 상당히 다른 신체 활동이며, 심박수와 호흡이 증가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한다. 여러 연구를 종합한 2022년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성관계 중 에너지 소비량은 대략 100kcal, 약 6 MET 수준으로 정리되었다.
그런데 운동보다 칼로리 소비가 많을까?
여기에는 재미있는 반전이 있다. 같은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별도로 30분 동안 트레드밀 운동도 실시했다. 그 결과 남성은 평균 276kcal, 여성은 213kcal를 소비했다. 전체 평균은 약 245kcal였다. 반면 성관계에서 소비한 에너지는 평균 약 85kcal였다. 따라서 성관계가 운동보다 칼로리를 많이 소모한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이 연구에서는 30분간의 트레드밀 운동이 성관계보다 약 3배 가까운 에너지를 소비했다.
그런데 왜 운동 강도는 꽤 높게 측정될까?
여기에는 운동의 강도와 총 운동량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짧은 시간 동안 강하게 움직이면 분당 에너지 소비량은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시간이 짧다면 총 칼로리 소비량은 제한적이다. 성관계 역시 순간적으로는 심박수와 호흡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운동에 비해 전체 활동 시간이 짧기 때문에 총 에너지 소비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실제로 성관계의 심박수는 연구에 따라 평균 약 90~130회/분 정도까지 올라가며, 일부 상황에서는 170회/분에 가까운 최고 심박수가 관찰되기도 했다.
심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성관계 중에는 심박수와 혈압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흥미로운 점은 혈압과 심박수가 증가하더라도 성관계가 끝나면 비교적 빠르게 평소 수준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심혈관계에 대한 연구에서는 성관계가 신체에 일정한 부담을 주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 부담의 크기는 격렬한 운동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성관계를 단순한 ‘칼로리 소모 활동’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신체 활동인 동시에 심혈관계, 근육, 호흡 등의 여러 생리적 반응이 함께 나타나는 활동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는 이유
앞선 연구에서는 남성이 평균 101kcal, 여성이 69.1kcal를 소비해 남성의 에너지 소비량이 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을 성별 자체의 차이라고 단순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에너지 소비량은 체중, 체격, 움직임의 정도, 활동 시간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실제 연구에서도 남녀 사이의 체격 차이가 에너지 소비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남자는 성관계에서 무조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일반화하기보다는 해당 연구에서 남성 참가자의 평균 에너지 소비량이 더 높았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성관계와 걷기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할까?
성관계의 평균 강도가 약 6 MET 정도였다는 결과를 보면 걷기보다 훨씬 강한 활동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칼로리 소비량은 활동의 강도뿐 아니라 지속 시간에도 크게 좌우된다. 예를 들어 성관계를 약 25분간 하는 것과 1시간 동안 빠르게 걷는 것을 비교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특정 활동 하나의 MET 값만 가지고 “어느 쪽이 다이어트에 더 좋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이어트에서는 하루와 일주일 동안 누적되는 전체 신체활동량과 식사량이 더 중요하다.
성관계만으로 살을 뺄 수 있을까?
성관계가 칼로리를 소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관계만으로 체중을 크게 감량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연구에서 나타난 평균 소비량인 약 85kcal를 단순히 적용하더라도 개인마다 실제 소비량은 크게 다르며, 성관계의 횟수와 지속 시간 역시 일정하지 않다. 반면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은 시간을 조절하면서 지속적으로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주간 운동량을 관리하기가 훨씬 쉽다. 따라서 성관계는 다이어트를 위한 특별한 운동이라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신체활동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흥미로운 점은 ‘힘든 정도’와 ‘즐거움’이 달랐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성관계와 트레드밀 운동을 비교하도록 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참가자의 약 98%는 성관계를 30분간의 트레드밀 운동보다 더 즐거운 활동으로 평가했다. 반면 성관계를 트레드밀 운동보다 더 힘든 활동이라고 평가한 사람은 약 5%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정도의 신체적 활동이라도 어떤 활동으로 경험하느냐에 따라 주관적인 피로감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결과다.
연구 결과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이 연구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다. 참가자가 18~35세의 건강한 젊은 성인으로 제한되어 있었고, 총 참가자 수도 42명으로 많지 않았다. 따라서 중년층이나 고령자,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성관계는 개인마다 시간과 움직임의 정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연구에서 나온 평균값을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2022년 체계적 문헌고찰 역시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서 성관계의 에너지 소비량이 대략 100kcal 수준이라고 정리했지만, 연구 방법과 참가자 특성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참고 자료
- Cardiovascular effects of sexual activity. PubMed.
- Frappier J, et al. Energy Expenditure during Sexual Activity in Young Healthy Couples. PLOS ONE, 2013.
- Oliva-Lozano JM, et al. What Are the Physical Demands of Sexual Intercourse?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Archives of Sexual Behavior,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