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꾹질을 68년 동안 한 사람, 찰스 오스본의 놀라운 기록
딸꾹질은 대부분 몇 분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물을 마시거나 잠시 숨을 참다 보면 어느 순간 멈춰 있기 때문에 딸꾹질을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무려 68년 동안 딸꾹질을 계속한 사람이 있었다. 미국의 찰스 오스본(Charles Osborne)이다. 그의 딸꾹질은 1922년에 시작돼 1990년까지 이어졌으며, 기네스 세계기록은 이를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딸꾹질로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딸꾹질은 왜 발생하며, 어떻게 한 사람이 수십 년 동안 딸꾹질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왜 생길까?
딸꾹질의 의학적인 명칭은 싱글투스(singultus)다. 딸꾹질이 발생하면 호흡에 관여하는 횡격막과 늑간근 등이 갑작스럽게 수축한다. 횡격막은 가슴과 배 사이에 위치한 커다란 근육으로, 우리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갑자기 불수의적으로 수축하면 공기가 빠르게 들어오게 되고, 거의 동시에 목에 있는 성문(glottis)이 빠르게 닫힌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딸꾹!”하는 독특한 소리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딸꾹질 소리는 공기가 닫힌 성대를 억지로 통과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들숨 직후 성문이 빠르게 닫히면서 발생하는 소리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횡격막은 왜 갑자기 수축할까?
딸꾹질에는 하나의 근육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에는 딸꾹질을 발생시키는 일종의 반사 회로(reflex arc)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미주신경, 횡격신경, 교감신경 등의 감각 경로와 뇌간을 포함한 중추신경계, 그리고 다시 횡격막과 호흡근으로 명령을 전달하는 신경 경로가 관여한다.
이 반사 회로가 어떤 이유로 자극을 받으면 횡격막 등이 갑작스럽게 수축하고 성문이 닫히면서 딸꾹질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딸꾹질을 발생시키는 정확한 중추가 뇌의 한 지점에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단순히 “연수에 있는 호흡중추가 자극받아 딸꾹질이 발생한다”고 설명하기보다는 여러 신경과 중추신경계가 관여하는 반사 작용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대부분 금방 사라진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딸꾹질은 대부분 일시적이다. 급하게 음식을 먹거나 과식했을 때, 탄산음료를 마셨을 때처럼 위가 갑자기 팽창하거나 주변 신경이 자극받으면서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딸꾹질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지만 모든 딸꾹질이 그렇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의학적으로는 일반적으로 48시간 이상 지속되는 딸꾹질을 지속성 딸꾹질(persistent hiccups)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 달 이상 계속되는 경우에는 난치성 딸꾹질(intractable hiccups)로 분류하기도 한다. 장기간 지속되는 딸꾹질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다른 질환이나 약물 등의 영향을 확인해야 하는 증상이 될 수 있다.
68년 동안 딸꾹질을 한 찰스 오스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장기 딸꾹질 사례의 주인공은 미국 아이오와주 출신의 찰스 오스본(Charles Osborne, 1894~1991)이다. 기네스 세계기록에 따르면 그의 딸꾹질은 1922년 시작됐다. 당시 오스본은 도축하기 위해 돼지의 무게를 재는 작업을 하던 중 넘어졌고, 그 무렵부터 딸꾹질이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처음에는 그 역시 딸꾹질이 곧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딸꾹질은 며칠도, 몇 달도 아니었다.몇 년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수십 년 동안 계속됐다.
1분에 최대 40번씩 했다
기네스 세계기록이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스본은 한때 1분에 약 40번 정도 딸꾹질을 했으며, 나이가 들면서 그 빈도가 1분에 약 20번 정도로 감소했다고 전해진다. 평생 동안 한 딸꾹질의 횟수는 무려 4억 회 이상으로 추정된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 상태에서도 오스본이 상당 부분 일상생활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그는 두 번 결혼했고 여덟 명의 자녀를 두었다. 딸꾹질 때문에 고형식을 먹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 소리를 줄이기 위해 딸꾹질 사이에 호흡하는 방법을 익혔다고 전해진다. 여러 의사를 찾아 치료를 시도했지만 딸꾹질을 완전히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왜 68년 동안 계속됐을까?
오스본의 딸꾹질이 정확히 무엇 때문에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됐는지는 확정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오스본을 진찰했던 의사 가운데 한 명은 사고 당시 뇌의 작은 혈관이 손상되면서 딸꾹질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뇌 부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것은 당시 의사가 제시한 설명이며, 현대적인 검사로 원인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오스본이 넘어지면서 뇌혈관이 터졌기 때문에 68년 동안 딸꾹질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에도 지속성 딸꾹질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위와 식도 등 소화기관의 문제부터 중추신경계 질환, 대사 이상, 특정 약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결국 오스본의 사례는 딸꾹질이라는 단순해 보이는 반사 작용에도 신경계와 호흡계 등 여러 신체 시스템이 복잡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멈췄다
더 놀라운 일은 마지막에 일어났다. 무려 68년 동안 이어지던 오스본의 딸꾹질이 1990년 2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멈춘 것이다. 기네스 세계기록에 따르면 오스본의 딸꾹질은 1922년 시작해 1990년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평생의 대부분을 괴롭혔던 딸꾹질에서 벗어난 오스본은 이듬해인 1991년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는 97세였다.
딸꾹질이 오래 계속되면 그냥 기다려도 될까?
찰스 오스본의 이야기는 매우 특이한 기록이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래 지속되는 딸꾹질은 평범한 일시적 딸꾹질과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딸꾹질은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48시간 이상 지속되는 딸꾹질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장기간 계속되면 수면이나 음식 섭취에 영향을 주고 심한 피로를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특별한 이유 없이 딸꾹질이 며칠 동안 계속된다면 단순히 물을 마시거나 숨을 참는 민간요법만 반복하기보다는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68년이라는 믿기 어려운 기록
우리가 평소 경험하는 딸꾹질은 몇 분만 계속돼도 상당히 불편하다. 그런 딸꾹질을 68년 동안 겪었다는 찰스 오스본의 이야기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기네스 세계기록에는 실제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딸꾹질(Longest attack of hiccups)’ 기록으로 그의 이름이 남아 있다.
오스본의 사례는 단순한 흥미로운 세계기록을 넘어, 평범해 보이는 딸꾹질 역시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신경계와 소화기관 등 여러 원인을 살펴봐야 하는 의학적 증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핵심 정리
- 딸꾹질은 횡격막과 호흡근이 갑작스럽게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 수축 직후 성문이 빠르게 닫히면서 특유의 ‘딸꾹’ 소리가 난다.
- 딸꾹질에는 횡격신경, 미주신경과 중추신경계 등이 포함된 반사 회로가 관여한다.
- 대부분의 딸꾹질은 짧은 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 48시간 이상 계속되는 딸꾹질은 지속성 딸꾹질로 분류한다.
- 미국의 찰스 오스본은 1922년부터 1990년까지 약 68년 동안 딸꾹질을 했다.
- 기네스 세계기록은 이를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딸꾹질로 기록하고 있다.
- 오스본의 딸꾹질이 장기간 지속된 정확한 원인은 확정되지 않았다.

참고 자료
- Guinness World Records, Longest attack of hiccups
- Guinness World Records, 찰스 오스본의 68년 딸꾹질 기록 관련 자료
- NCBI Bookshelf, Singultus
-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Hiccup: Mystery, Nature and Treat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