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정말 숙취에 좋을까?
우유를 마시면 덜 취하고 다음 날 숙취도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흔히 우유가 위벽을 막처럼 감싸 알코올의 흡수를 늦춘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소화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유가 위에 들어간다고 해서 위벽에 보호막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위 속에서는 음식과 음료가 위액과 섞이고 계속 움직이면서 소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의 흡수를 늦추는 데 중요한 것은 특정 음료가 위벽을 코팅하는 것이 아니라 위 내용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와 음식의 섭취 여부다.
우유를 마시면 덜 취할 수 있는 이유
알코올은 위와 소장에서 혈액으로 흡수된다. 특히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빠르게 흡수되어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빨리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면 위 배출이 늦어지면서 알코올이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도 느려지고, 결과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의 최고치가 낮아질 수 있다.
우유 역시 지방과 단백질, 탄수화물 등을 포함한 음식이므로 빈속에 술만 마시는 것보다는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추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것을 “우유가 술을 깨게 한다”거나 “취하지 않게 해준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음식의 종류에 따른 차이를 비교한 연구에서도 지방이나 단백질이 포함된 식사를 먼저 한 경우 공복에 비해 혈중알코올농도의 최고치가 낮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특정 음식 하나의 특별한 작용이라기보다 음식을 먹은 상태 자체가 알코올 흡수에 영향을 준 결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렇다면 숙취에도 효과가 있을까?
여기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우유를 마신다고 해서 이미 흡수된 알코올이 빠르게 분해되거나 숙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알코올은 주로 간에서 대사되며, 일단 혈액으로 흡수된 알코올의 처리는 우유를 마셨다고 크게 빨라지지 않는다.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알코올중독연구소(NIAAA)도 알코올은 흡수되는 속도가 대사되는 속도보다 빠르며, 커피와 같은 방법으로 술이 빨리 깨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우유를 숙취 해소 음료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술을 마시기 전에 적당한 식사를 하는 것이 빈속에 마시는 것보다 알코올 흡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과음 자체를 피하는 것이다.
우유가 위벽에 막을 만들어 술의 흡수를 차단한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 다만 우유도 하나의 음식이기 때문에 다른 음식과 마찬가지로 위 배출과 알코올 흡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유가 특별한 해독제라기보다는,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을 피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참고 자료: NIAAA, The Basics: Defining How Much Alcohol is Too Much; Cortot et al., Gastric emptying and gastrointestinal absorption of alcohol ingested with a meal; Effect of high-fat, high-protein, and high-carbohydrate meals on the pharmacokinetics of a small dose of ethanol.